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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수 개인전] 안녕, 제프 쿤스 Hi, Koons
2020. 8. 18(화) ~ 8. 23(일)
한민수

Hi,Koons 50x50cm Pigment print(Ed.25) 2019
STATEMENT

안녕, 제프 쿤스 - Hi, Koons
이번 ‘Hi, Koons’ 전시는 팝 아트에서 가장 유명한 제프 쿤스의 작업을 차용하고, 그 제작 방식을 따라하면서 ‘팝 아트’ 장르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입니다.

기존 제 작업은 팝 아트와는 상관이 없는데, 자꾸 팝 아트로 분류가 되었다. 제 작품이 팝 아트가 아닌 이유는 대중문화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하지만 깊은 내면에는 예술이 상품적 가치로만 평가 되는 것에 대한 반발, 그리고 상업적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지만 내 작품의 가치는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싶고 명예를 얻고 싶은 욕망이 자리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 순간, 그렇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팝 아트’를 해보자라는 생각의 전환이 있었다.

‘Hi, Koons’ 연작에는 제프 쿤스의 풍선 개(balloon dog), 게이징 볼(gazing ball), 평형(Equilibrium) 등의 작품들이 차용되었다. 제프 쿤스는 스튜디오를 차려 수십 명의 조수들과 작업하고 있다. 작품의 제작 방식과 유통 방식도 팝 아트 장르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 작업도 컴퓨터에서 3d 프로그램(Blender)을 이용하여 모델링하고, 맵핑해서 피그먼트 프린터로 출력했다. 그리고 그 모델링을 바탕으로 Snowball Project (홍대에 위치한 토이 공방)와 협업하여 아트토이도 제작했다.

‘Hi, Koons’ 연작에서 제 캐릭터인 ‘모모’ (함께 사는 고양이)가 제프 쿤스의 풍선 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비싼)의 등과 머리에 올라타서 조정하고 있다. 그리고 모모를 크게 배치하여 풍선 개가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보이는 작품도 있다. 제프 쿤스의 작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그것에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싶었다. 몇 년 전 제프 쿤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키치적인 작업을 하는 제프 쿤스를 대하는 우리의 키치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비판은 어떠한 생산적인 질문도 하지 못한다.

제프 쿤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비싼 가격에 팔리는 작업을 하고 있고, 뉴욕이라는 거대한 미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는 유명하지도 않고, 작업도 잘 안 팔리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제 작업 자체가 제프 쿤스 작업 보다 못해서 이러한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가?’를 질문하고 싶었다.

만약 제프 쿤스가 한국에 와서 제 작품을 보고 서로 이야기한다면 가볍게 ‘Hi, Koons’ 라고 인사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 작품에도 숨겨진 의미나 현실에 대한 비판은 없다.’ 라고 쿨하게 말하고 헤어지는 상상을 해본다.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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