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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하는 기억] 최승선 개인전
2017. 8. 15 (Tue) - 8. 23 (Wed)​​​​​
최승선

파수꾼, 91×116.8cm, oil on canvas, 2016
STATEMENT

낡은 탄차의 날카로운 쇠 소리를 뒤로하고 순식간에 비어져 가는 폐광지의 안색은 창백하고 주름진 검은색이었다. 붉은 머리띠의 광부들과 불타는 화염이 일렁이는 사북사태의 후유증, 80년과 90년을 잊는 광산노동자의 질퍽했던 생존의 울타리였던 고향- 사북 마을과 학교, 개미굴 같았던 광산의 터널 지형까지 송두리째 집어삼킨 폐광정책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향의 색은 여전히 검은색이었다.

아직 군기가 서린 빡빡머리로 고향 역 플렛폼에 발을 내릴 때 부지불식간 카지노도시로 변화한 고향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순간 깊은 검은색은 사라졌고 사회적 모순과 갈등, 온갖 것으로 뒤섞인 현란함이 스펙트럼이 되어 지금껏 내 망막에 투사되어 있는 것만 같다.

현실세계가 내포한 과잉된 실재들을 짓이겨 소화하는 것이 매우 벅차다. 도피와 배열의 제약에서 자유롭고 피난처 같은 공간을 가지는 피터팬의 세계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안다.

기억은 생존하는가?
유년시절의 아련한 기억과 애틋함, 보잘 것 없는 작은 이야기들, 소환된 광부 아버지에 대한 깊은 그리움, 상실한 것들이 코드화 되어 재생되지만, 나의 작품에서 온전하고 객관적인 재생, 기록으로써의 기억은 애당초 성립조건이 될 수 없다.

나의 그림은 태생적인 나약함과 불완전함을 더욱 근접하게 바라보는 일련의 콤플렉스와 과잉감정의 표현이며 기억이라는 본래의 속성에서 이탈한 무의식적 자아이자 현실에 비춰진 반영의 속성 그 자체이며 회화로써 표현이다.


최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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