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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LIFE 공모선정작가전Ⅴ
2019. 8. 27 (Tue) - 9. 1 (Sun)
강지현 강현진 김한울

강현진 맥 72x60cm 한지에 목탄, 혼합재료 2019
STATEMENT

스며든 흔적
나는 동시대에 속한 다양한 도시의 모습들이 한 곳에 머물며 조화를 이뤄내는 것을 보면서 밝은 에너지를 느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낡고 새로운 건물들이 함께 화합을 이루면서 숨 쉬고 있었다. 이러한 시간의 생명력이 나의 일상적 공간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고, 나의 작업은 ‘장소성’으로부터 시작한다.
빌딩숲 사이 숨겨진 풍경에 대한 나의 감정을 담아내고자 한다. 아버지 일터인 을지로 4가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살아온 동네는 가족의 추억이 깃든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두 장소는 재개발이라는 공통된 지역성을 가지고 있다. 재개발되어 현대식 건물로 가득 찬 주변풍경은 어릴 적 감성을 간직한 골목길의 과거 흔적과 공존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빌딩에 가려진 골목 풍경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따뜻한 안식처로 다가왔다. 바깥 풍경보다 나의 흔적이 묻어난 골목 속 세상에 강한 애착을 느꼈고, 곳곳에 스며든 추억들은 따뜻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골목 풍경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자 한다.
나는 세월의 흔적으로 때가 탄 건물을 화면에 섬세하게 새겨 넣는다. 나와 함께 세월을 보낸 건물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 그들은 초저녁이 되면 각자의 빛으로 거리를 수놓으며 자신들의 존재를 밝힌다. 밤이 깊어갈수록 빛을 더욱 발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강한 생명력을 느꼈다. 또한 불빛은 추억을 현재로 연결해주는 매개체역할을 한다. 불빛으로 번진 골목길은 지난 기억들을 되살려주며 온전한 나의 세상이 된다. 이러한 골목 풍경은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었다.

강지현


목탄화의 시작은 안견의 '몽유도원도'였다. 도원(桃源)은 중국 송나라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말로 '이상향', '별천지'를 뜻한다.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리고, 솔숲에서는 향기가 나는 바람이 부는 꿈 속 같은 이상향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고단함을 위로받고자 한다. 현재는 목탄의 향기와 물성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강현진


허물어진 공간에 감춰진 신화
오래된 가족이나 연인과 헤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그 존재의 무게를 느낄 수 있듯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내 집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나의 작업은 태어나고 자란 집이 재건축 사업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1년 반의 기간 동안 동네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했지만 다시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돌아와 쓸모없어 보이는 돌멩이나 식물을 주워갔다. 이 궁금증을 일으키는 주민들의 사소한 행동 속에 본질적인 것이 감춰져 있다고 생각했다.
동네에 살고 있던 고양이와 산비둘기, 산까치 등은 떠난 주민들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집을 부수고 환경이 열악하게 변해도 자신이 살아온 터전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서 많이 죽기도 했다. 이러한 동물의 모습에서 돌멩이를 주워가는 동네 주민의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아시아 신화, 민속신앙에 빗댄 이야기로 나타내려 한다.

김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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