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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개인전] 미묘한 차이
2020. 1. 30(Thu) - 2. 9(Sun)
한정선

미묘한차이 70x100cm Digital print after installation 2019
STATEMENT

형은 눈에 의해 쉽게 포착할 수 있는 대상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이며 입체물에서는 특히 명암이 만들어내는 인상이 대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형체의 윤곽을 나타내고 공간과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시각적 인상 이상의 심리적 이미지를 남기기도 한다.
나는 익숙해진 회화의 기법중의 하나인 명암법을 역으로 접근해 빛과 그림자에 의해 변화되는 명암의 구별법을 임의적으로 고정 또는 조작함으로서 회화와 실제 간의 빛의 변화에 따른 차이에 주목한다. 사물에 명암에 따른 페인팅을 한 뒤 실제의 빛에 놓이게 되었을 때의 변화를 관찰하고 표현한다. 이는 입체가 평면으로 보이거나 평면이 입체적으로 보이기도하고 둘이 적절히 공간 안에서 어우러져 일루젼(illusion)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그림 같은 실제, 실제 같은 그림의 결과물로 보여 질 것이며 페인팅, 사진, 설치를 통해 이를 극대화한다. 실재 공간 안에서 주체와 객체 그리고 그들 간의 빛과 그림자 등의 여러 조형요소들을 인위적으로 설정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화이트 큐브인 전시장에 설치된 하얀 사물들을 중심으로 한편에는 그와 동일한 이미지의 프린트된 작품이 그 맞은편엔 작품과 동일한 사이즈의 거울이 걸려있다. 실재와 동일한 이미지의 작품과 그 실재를 대변하는 거울속의 이미지는 공간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 공간 안에 어우러져 이미지는 같지만 같을 수 없는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나에게 캔버스 혹은 프린트된 작품은 단순히 이미지를 표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빛과 대상 그리고 대상의 그림자가 중첩됨으로써 나타나는 다차원의 탈 경계의 공간이자 초월적인 시간성을 담고 있는 대상과 공간과의 관계를 탐색하는 실험의 장으로 작용한다. 대상을 칠하고(painting), 사진찍고(picture), 조작하고, 프린트하는(digital print) 매체를 넘나드는 일련의 과정이 전시공간 안에서 재현되는 방식으로 그 의미를 탐구하는데 시공간, 형태, 명암의 요소들이 적절히 반죽되어 기존 회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에서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부자연스러운 이질감은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체험을 유도하고 무의식의 사유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이는 평면과 입체 그리고 공간 안에서 빛과 매체의 만남을 통해 현실을 어떻게 대면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빛과 어둠, 사물과 사물 간에 차이를 만들어내고 구별되어지는 것 또는 그것들의 경계 어디 즈음에 관한 것으로 상대적인‘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처럼 모든 이치는 나 아닌 다른 대상에 의해 정의되어지며 ‘나’, ‘너’, ‘우리’라는 입체적인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한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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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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