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HOME
EXHIBITIONS
CURRENT UPCOMING PAST
[장정임 개인전] 풍선과 유리 그리고 돌
2020. 7. 14(화) ~ 7. 19(일)
장정임

00하시길 바랍니다. 53.0x72.7cm 장지에 먹 2020
STATEMENT

1. “안녕하세요.“라는 풍선
힘없이 축 늘어진 모양에 공기를 밀어 넣으면 아주 잠시나마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있다. 이것의 표피는 유연하고 말랑말랑하지만 뾰족한 것에 약하다. 그 은빛 날카로움과 맞닿는 순간, 팽팽한 긴장은 사라지게 되어 껍질만을 남겨놓는다. 헤어질 때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들이 있다. “조심히 가세요.”, “ 다음번에 같이 커피 마셔요,”, “이번 프로젝트 너무 좋았어요.” 이러한 가벼운 인사말과 축하의 말들은 커다란 기대감을 안긴다.

2. 유리 같은 미래
이슬처럼 반짝이는 것, 빛의 꺾임을 유발하기도 하는 이것은 거무스름한 푸른빛이 나는 보석이라 불리기도 한다. 밖으로부터 안을 보호하면서 외부의 것들을 그대로 투영할 수 있는 투명함 있다. “당신 정말 마음에 든다. 다음번에 꼭 같이 일 해봅시다.”라는 말들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말하지만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법적 효율이 없는 것으로 깨지기 쉽다.

3. 나를 짓누르는 돌
웬만해선 무너지지 않는 형태, 이것의 다른 모양을 보기 위해선 바람 혹은 물과 오랜 시간을 맞닿아야만 한다. 거칠고 투박한 표면이 부드러운 감촉을 지니기 위해선 아주 오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아주 먼 과거에는 이것의 크기와 질감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담아 전달했다고 한다. 일종의 전언인 것이다. 타인을 평가하는 자리가 만들어지는 경우, 누군가는 직언이라며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한다. “당신의 제안서는 프로답지 못하다.”, “이 제안서와 기획은 건질 것이 없다.”, “경력이 아쉽다.” 한 줄의 말은 존재감을 사라지게 하는 덩어리로 온다.

4. 흩어지는 말들
허공에서 사라지는 목소리, 가벼운 말이 있다. 공기가 유입되어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깨진 힘의 균형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기도 한다. 각자의 언어가 섞이다 보면 우리는 전혀 다른 길로 서로를 인도한다. 언어는 관점에 따라 말랑한 풍선이 되기도, 산산이 부서지는 유리가 되기도, 묵직한 돌이 되기도 한다.

장정임
ARTISTS

GO TO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