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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의 필모그래피] 오승아 개인전
2017. 4. 11 (Tue) - 4. 23 (Sun)​
오승아

당신은 강한 심장을 가졌어. 두려움은 버려.-아바타, 145.5x112.1cm, Oil on Canvas. 2017
STATEMENT

힙스터의 필모그래피

내 작품의 주된 소재는 ‘큰 자연과 작은 사람들’이다. 이 작은 사람들은 항상 자연 속의 어디론가 가고 있다. 그 목적지는 그림을 바라보는 이가 본인의 경험을 투영하여 스스로 결정한다.
내 작품에는 자연 속의 내 모습이 등장한다. 하늘, 해, 달, 별, 바다, 숲, 나무, 물, 동물 등 거대한 자연, 그리고 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사람들... 이들과 함께하며 내 자신이 완전체에 좀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작품 속 나를 포함한 이 사람들은 흡사 1960년대 전세계 수많은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던 히피를 연상시킨다. 소유를 거부하고 인간성 회복, 자연으로의 귀의 등을 주장했던 히피족들은 사랑과 평화,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고 자연과 예술에 대한 사랑을 일상에서 실천하였다.
작품 속 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유토피아를 실현하기 위하여, 소유와 정착을 거부하고 어디론가로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항상 함께 있지만 개개인이 단절된 듯도 하다. 이것은 인간의 일반적 본질과 개별적 인간의 실존에 대한 요즘 나의 고민이 투영된 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힙스터의 필모그래피’이다.
비트 세대, 히피, 힙스터를 관통하는 여러 가지 키워드 중 자유, 반문화, 자연친화적, 진보적 성향 등의 개념은 지금 우리의 시대적 상황과 같이 사회적 또는 세대적 격변기에 항상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음악, 미술, 영화, 문학 등 여러 예술장르에서도 그 시대마다의 독특한 흔적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영화와 내 그림의 그 유기성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하나의 장편 영화를 이루는 수많은 프레임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나는 나만의 심상으로 필터링하여 묘사하였다. 그러므로 영화는 익숙해도 그림은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의 제목들은 모두 영화 속 어느 시점에서 지나갔을 대사들이며 그 낯익은 대사들이 내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소함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 작품 속 소재들은 상반된 모습을 자주 나타낸다.
큰 자연과 작은 사람들, 편안함과 불안함, 빛과 어두움, 행복과 두려움...
이 모든 것들은 의도된 요소들이다. 그러므로 영화에 대한 익숙함에 비해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소함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이 두 가지의 상반된 요소들을 비밀스럽게 또는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작가적 유희를 즐기는 것이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관객들이 그 숨겨진 요소들을 찾아내기를 바라기도 하고 또 동시에 나만의 비밀스러움으로 남기도 바라는 모순적 유희 말이다.

내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첫 느낌이 있다면, 곧 그와는 정반대의 느낌으로 치환하여 다시 한 번 관전해보길 바란다. 내가 작업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가졌었던 의도적 모순성, 그리고 자유로움을 공유할 수 있을 테니까...

오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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